플라이 강원 운항 중단 상황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플라이강원이 경영난 등의 이유로 오는 20일부터 운항을 전면 중단한다는 소식입니다. 우선 다음 달 30일까지 국내·국제선 운항이 전면 중단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플라이강원은 현재 서울지방항공청에 운항 중단 신청서를 제출한 상황이며 양양∼제주 노선은 19일까지만 운항할 예정입니다. 오는 22일에는 기업회생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강원도가 어제 긴급 입장문을 내고 업체와 대주주에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플라이 강원 운항 중단 상황을 좀 자세히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플라이 강원 운항 중단 이유
플라이강원은 2016년 설립된 저비용항공사(LCC)로 설립 3년 뒤인 2019년부터 상업 운항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듬해 바로 코로나가 발생하는 바람에 경영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지난해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이 257억원이었다고 합니다. 하루 평균 매출이 1억원도 채 안 되는 셈으로 지난해 매출총손실은 26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에서부터 손실이 발생했다는 것은 결국 보유한 비행기를 정비하고 운항할 능력조차 없다는 이야기라고 풀이하고 있는데요, 작년 말 기준 플라이강원이 보유한 현금은 40억원이었으나 계속된 영업 적자에 결손금도 매년 불어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플라이 강원의 작년 말 기준 결손금은 543억원으로 전년대비 110.5% 급증했으며 자본은 마이너스(-) 210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져있는 상황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플라이강원은 지난달 사모펀드 JK위더스와 투자유치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투자는 1000억원 규모의 신주 발행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습니다. 투자유치 양해각서(MOU) 이행여부가 지난 19일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전망이 밝지 않아 결국 ‘기업회생’ 절차를 밟을 것이라 발표한 것입니다.
정리하면, 이번 플라이 강원의 운항 중단 사태는 그동안 겪어 온 극심한 경영난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실제 플라이강원은 지난 수개월간 직원들의 임금체불과 함께 항공기 임대료 체납으로 일부 국제노선부터 운항을 중단하는 등 위기 감지 신호를 보여왔습니다.
먼저 플라이 강원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4월 연이어 항공기를 1대씩 반납한 데 이어 중대형 항공기 에어버스 A330-200(HL8512, 이하 A332) 기재의 반납설도 제기된 바 있는데요, 최근에는 중대형기 5대를 추가 도입하고 이를 통해 인천국제공항 진출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한 지난해 11월 A332를 도입한 후 신 기종 운영을 위한 비상탈출 시범 및 시범 비행 등 절차를 거쳐 올해 2월 중순부터 상업운행을 개시했으나 이달 초 A332 기재의 착륙 과정에서 활주로에 바퀴를 강하게 부딪치는 하드랜딩이 발생하면서 랜딩기어가 손상되자 A332 기재를 5월초부터 약 일주일간 중정비를 실시하고, 5월 중순쯤부터 다시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플라이강원 직원을 인증한 일부 누리꾼이 A332 기재에 대해 수리가 아닌 ‘반납’을 결정했다고 얘기가 나왔고 5월 이후 플라이강원의 양양공항발 국제선 운항 일정이 셧다운된 상황이었습니다.
앞서 플라이강원은 1호기(보잉 737-800, HL8380)를 조기 반납했으며, 2호기(B737-800, HL8397)는 체납으로 지난 19일 반납했기 때문에 플라이강원이 A332 기재까지 반납하게 되면 보유 항공기는 B737-800(HL8518) 단 1대만 남는 상황인 것인데요,
보유 항공기 대수가 국제항공여객운송사업 면허 기준에 미달되는 것입니다. 항공사업법에 따르면 국제항공여객운송사업자 최소 기준은 ‘3년 내 5대 항공기를 확보’해야 하며, 추가로 유예기간 3개월을 부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플라이 강원이 5대의 항공기를 갖춰야 하는 시한은 지난 3월말까지 였기 때문에 사실상 시기를 초과했던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플라이 강원 운항 중단 여파
현재 플라이 강원을 통해 구매한 항공권은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한다는 소식입니다. 또한 예약 승객이 별도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편도 당 10만원 이내의 배상금을 지급하고 20일∼24일 양양∼원주공항 간 임시 무료 셔틀버스도 운영될 예정입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플라이강원 항공편 예약 현황은 5월 말 기준 양양-제주 노선 7000명, 10월 말 기준 3만8000명(국제선 포함) 정도라고 하는데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보상안을 일부 공개한 상태입니다. 20~24일 국내선을 예약한 승객이 타 항공사를 이용할 경우 편도 10만원, 교통비 3만원을, 국제선은 편도 25만원, 교통비 5만원을 보상비로 지급할 계획입니다.
플라이 강원 운항 중단 강원도 입장은?
강원도는 국토교통부, 공항공사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이용객 피해 최소에 힘쓸 방침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강원도에 따르면 그동안 지역 활성화를 위해 플라이 강원에 투입된 재정지원금 규모가 총 145억 원, 양양군도 플라이 강원에 운항장려금 명목의 20억 원을 투입했다고 합니다.
플라이 강원은 취항 초기부터 강원도로부터 수십억 원을 지원받으면서 혈세 낭비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18년 당시 강원도는 '강원도 도내 공항 모기지 항공사 육성 및 지원 조례'를 근거로 운항장려금 등을 항공사에 지급했는데 광역자치단체가 자치법규를 통해 지역 내 항공사에 대한 지원을 명문화한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었습니다.
이듬해 세 차례 도전 끝에 면허를 받은 플라이강원은 강원도로부터 145억 원을 지원받었고 당시 양양공항 활성화라는 명분이 있으나, 혈세낭비 우려도 함께 제기된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플라이 강원 경영난의 근본적인 원인은 양양국제공항에 터를 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하고 있습니다.
양양공항의 지리적인 문제로 이곳에서만 사업을 확장하기에는 무리가 따르기 때문인데요, 강원도의 지원을 받는 대신 3년간 다른 지역 공항에서 노선 취항을 하지 않는 조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강원도 지역에 인바운드 수요를 창출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관광융합항공사(TCC) 체제로 운영을 지속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플라이 강원 운항 중단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플라이 강원이 양양공항에서만 노선을 확장한다는 조건은 2022년 10월로 만료되었으나 지난해 12월 강원도가 ‘2027년까지 양양공항을 모기지로 추가 운영하는 대신 플라이강원에 행정·재정적 지원을 이행한다’는 내용의 상호협약을 맺으면서 족쇄가 채워졌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물론 플라이강원이 인천 등 다른 공항으로 모기지를 이전하거나 노선을 다각화해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강원도와 맺은 상호협약을 파기하고 20억원을 위약금 명목으로 지불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직원들의 급여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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